꿈 깃든 이야기

“나는 단지 달릴 뿐이다.”
맨발의 마라토너,

아베베 비킬라

꿈 깃든 이야기

“나는 단지 달릴 뿐이다.” 맨발의 마라토너, 아베베 비킬라

“나는 단지 달릴 뿐이다.” 맨발의 마라토너, 아베베 비킬라
1960년 로마올림픽 마라톤 경기를 지켜보던 세계인들은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가장 먼저 결승선을 들어오는 선수가 에티오피아 출신인 것도 있었지만, 마라톤화를 신지 않은 맨발이었기 때문이다.
아프리카에 최초로 금메달을 안긴 이 선수의 이름은 아베베 비킬라. 그는 이 대회에서 2시간 20분의 벽을 깨고 2시간 15분 16초로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
경기가 끝난 후 언론에서는 아베베가 마라톤화를 살 형편이 안 될 정도로 가난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지만, 사실은 달랐다. 뒤늦게 국가대표로 발탁돼 후원사가 지급한 운동화 중 맞는 게 없다는 설, 그냥 맨발이 편해서 벗고 달렸다는 설이 엇갈린다.
그 이유가 어떠하든 아베베는 에티오피아를 넘어 아프리카의 영웅이 되었다. 특히 당시는 아프리카 각국의 독립 열기가 치솟던 때였기에 그의 우승은 더욱 특별하게 다가왔다.
 4년 후, 아베베는 도쿄올림픽에 출전하는데, 급성 충수염으로 수술을 받은 직후라 그의 금메달을 기대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이번엔 마라톤화를 신고 2시간 12분 11초의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세계 최초로 올림픽 마라톤 2연패를 달성했다.
아베베는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에도 출전해 마모 웰데의 페이스 메이커 역할을 하면서 금메달을 딸 수 있도록 도왔다. 그의 헌신으로 인해 에티오피아는 마라톤 3연패를 달성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1년 후 운전 중 교통사고를 당해 하반신 마비라는 큰 시련을 겪게 되었다. 하지만 그는 좌절하지 않았다. 상체 힘을 길러 펜싱, 탁구, 양궁, 눈썰매 등을 배워 장애인 대회에 출전해 메달을 획득했다.
그렇게 불굴의 의지로 장애를 가진 이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되던 아베베는 안타깝게도 또 한 번 교통사고를 당해 1973년, 불과 4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올림픽 변방이었던 에티오피아, 그리고 아프리카에 희망을 안겨주었던 아베베. 그는 언제나 겸손했으며 최선을 다했다. 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남과 경쟁하여 이긴다는 것보다 자신의 고통을 이겨내는 것을 언제나 우선으로 생각한다. 고통과 괴로움에 지지 않고 마지막까지 달려 나는 승리했다. 나는 단지 달릴 뿐이다.”
한국교육개발원 www.kedi.re.kr e-Schoolzine https://hs.e-school.or.kr/webzine/vol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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